브런치 작가 탈락과 합격, 어떻게 하면 브런치 작가가 될까?

 

브런치를 알게되다

나는 10년간 개인 웹페이지가 있었지만 그 후 10년간은 웹상에서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10년간 웹상에 발행한 글은 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을 오프라인 중심으로 돌리고 온라인 활동 자체를 멀리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활발한 포맷들 자체에도 많이 어두워졌던 편이었다.
그래도 가끔 궁금한 정보나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웹 검색을 안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보통은 검색하면 블로그 기사가 많이 뜨지만 가끔 연결되었던 서비스가 있었으니, 그게 '브런치'였다.
'브런치? 이게 뭐지? 못들어봤는데? 뭔가 생겼나?'했지만 그것이 뭔지 파해질 만큼 관심을 가지지는 못한 채로 또 시간이 지났다.

브런치의 인상

검색하다가 우연히 브런치 글로 흘러들어갈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 받은 느낌은 내가 검색한 정보에서 양질의 글들이 많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때로는 '연작'이 있어서 단발성으로 그치는 블로그 글들과는 다르게 한 주제에 집중해서 더 심도 있는 글을 읽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게 퍽 재미있었고 어딘지 모르게 '내 취향'인 글들도 많은 곳이라는 느낌을 가졌다.

브런치 작가 시스템을 알게되다.

호기심에 아주 나중에야 브런치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게 되었는데, 브런치가 바로 글을 발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작가'시스템이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래도 바로 등록할 생각까지는 안들고 한참 시간이 지났다.

브런치 작가 신청 결심

이리 저리 검색해보니 브런치의 수익구조의 아쉬움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도 많았지만, 스스로가 어쩌다 브런치 글들에 연결되었을때 꽤 쾌적하게 읽었던 경험과 더불어 체험단으로 도배된 네이버 블로그와 애드센스와 단발성 정보성 글들이 넘치는 티스토리 블로그, 한국에서 여러가지로 검색 접근성 자체가 떨어지는 워드프레스와 비교해서 브런치는 글에 집중하는 브런치만의 장점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어서 작가 신청을 결심했다.
직접적인 수익성과 연결되지 않더라도, 글이라는 소통의 창구를 펼쳐놓은 느낌이 내가 브런치에서 받은 인상이었고 또 한 주제로 깊이 있는 연작 글들을 전개해 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생각되었다.
막상 글을 정말로 써내려갈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작가 자격'을 따놓으면 언제든 이런 형식으로 글을 쓰고 싶어질때는 브런치 플랫폼을 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 아이디 정하기

브런치를 하려면 지금은 카카오 아이디를 가지는게 필수이다. 나는 카카오 아이디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사실 브런치를 신청하며 가장 오래걸린 과정은 이 '카카오 아이디 정하기'였다. 비록 브런치에 아이디가 노출되는 것도 아니고 나만 보는 아이디지만 아이디를 새로 정해서 계정을 만들자니 고민이 되었고 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브런치 작가 신청을 계속 미루고 신청하지 못했던 이유가 이 카카오 아이디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느날 드디어 아이디를 만들기로 결심하기까지 몇달이 걸린 것 같다.
실제로 카카오 아이디를 정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하고 합격하는데 걸린 시간은 3일이다.
(1번 신청 2일후 탈락, 2일째 재신청 3일째 합격)

독자를 위한 글쓰기

내가 최근에 느낀 것은 내가 글쓰기를 꽤 좋아해왔고 글쓰기가 내 삶의 어떤 한 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글쓰기를 좋아하는가하고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는가하고의 상관성은 어쩌면 완전히 겹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10년간 웹계를 떠나있었던 것을 포함해서 '독자를 위한'글을 거의 쓰지 않았다. 학교 다닐때는 레포트라도 썼는데 그것도 어느새 오래전이다.
최근에 내가 많이 써온 글들은 스스로를 위한 메모나 단상 등이다. 철저히 자신을 위한 글쓰기였다고 할 수 있다. 아니면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적는 편지글정도였다. 그래서 원래도 가지고 있었을지 의심스러운 "독자를 위한 글쓰기"감각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내가 쓰고 싶어 쓰는 글 =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브런치 작가 신청과 탈락

카카오 아이디를 만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내 안에 몇가지 글감이나 글 주제들이 있었는데 예전에 써놓은 글 중에서 하나를 뽑아서 글을 올리고 작가 신청을 했다.

작가 신청에서 묻는 것은 4가지인데,

1. 자기 소개(300자)
2. 어떤 글을 쓸 것인가?(300자)
3. 브런치에 쓴 글 최대 3개 보여주기
4. SNS가 있다면 소개

이다.

내가 브런치에 작가신청을 하며 올린 글은 감성적인 생활 체험기 같은 글이었는데, 결과는 떨어졌다.
이때 내 작가 소개는 '소소한 단상들을 담아간다'였다.
내 소개도 두리뭉실하게 한 편이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하나의 소문이 있는데 작가 합격 결과는 1일 만에 오고 이후로는 탈락 결과가 온다는 거였다. 나는 탈락 소식을 신청 2일째 받았다.

작가 재신청과 합격

생각보다 브런치 작가의 허들이 높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한번 더 작가 신청을 했다.
이번에는 방향성을 달리해서 내가 전공한 분야에서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나누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적었다.
사실은 새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라 몇년 전에 써둔 묵혀둔 꽤 긴 글이 있었는데 그 글을 연작 형식으로 끊어서 올렸다.
작가 소개도 주제를 중심으로 하고 프로필도 그에 맞게 수정했다.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 부분에는 글목록의 목차가 아니라 어떤 내용의 글을 쓸 예정인지 자세히 풀어서 설명했다. 그 예시가 브런치에 제출한 글들이기도 했다. SNS는 따로 적지 않았다.
그리고 소문대로 1일만에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합격.
사실 한번 떨어져서 이번에도 이런 식으로 신청하면 어떻게될지 한번 보자는 느낌으로, 떨어지면 또 방향성을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신청했던 거라서 기뻤다.
그냥 막 신청했을때 붙었으면 그렇게까지 안 기뻤을 것 같은데 한번 떨어지고 두번째에 붙으니 더 기뻤다.
(이것은 브런치의 전략?!)

탈락의 경험

사실 떨어지고 재신청을 곧바로 하루도 안되고 해서 정말 잠시 동안이었지만 탈락->합격의 경험이 준 것이 있다.
신청하면서 한번 더 어떤 글을 써내려가고 발행할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는 떨어졌는데 내 경험을 녹여낸 전공 관련 이야기는 붙었다.
브런치 글들도 워낙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브런치가 어떤 글을 원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 길도 없고 브런치의 트렌드에 맞춰서 내 글쓰기를 수정할 마음도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분명 둘다 내가 쓴 글인데 한번은 떨어지고 한번은 붙었다.
그것은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이나 색깔을 바꾸지 않더라도 자기가 글을 쓸 수 있는 서랍 안에서 브런치 작가 통과가 더 잘 될 수 있는 글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글쓰기 자체 뿐 아니라 분야나 주제, 계획 등이 아울러 중요한 것 같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요소들

두번의 작가 신청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했고, 첫번째는 떨어지고 두번째는 붙었기때문에 거기서 스스로 유추하는(그저 유추기 때문에 정답은 아닐 수 있다) 브런치 작가로 뽑힐 가능성을 높혀주는 요소들을 적자면 이렇다.

1. 프로필

'소소한 일상을 담아갑니다'일때는 떨어졌고 그 다음에는 더 구체적으로 어떤 글을 쓰는지 담았다.

2.구체적인 자기 소개

첫번째 심사때는 자기소개를 좀 뭉뚱그려했는데 두번째 때는 좀더 자세히 적었다. 특히 연재할 글과 긴밀한 연관이 되는 자기 소개를 적었다.

3. 주된 주제 존재

첫번째 신청때는 주제를 2가지 제시했고 두번째는 큰 주제 하나에 그에 포함된 세부적인 작은 주제를 제시했다.

4. 브런치에 새로 쓴 글

합격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는데, 첫번째 심사때는 글 하나를 티스토리 글을 출처를 밝히며 복사/붙여넣기 해서 냈고 떨어졌다. 두번째는 글 세개 다 발행한 적 없는 글이었다.

이들은 내 신청 경험에서 느낀 것들로 꼭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마치며

브런치 페이지를 좀 다듬어야 하고 아직 여기와 연관시켜 운영할까 독립적으로 운영할까는 고민중이라서 아직 이곳에 주소를 공개하진 않는다. (아직 주소를 만들지도 않았다)
여기에 구체적인 신청 글 예시를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공개하게 되면 이 글을 수정하게 될 듯 하다.

나도 브런치 작가 탈락 수기나 합격 수기를 읽고 조금은 도움을 받은 부분들이 있어서 내 사례도 누군가에게 그런 작은 도움이 될까 하여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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