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관현악과 빅밴드

바이올린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현악기가 아니지만, 오케스트라 관현악 연주를 들을때면 언제나 바이올린 소리에 귀기울이게 된다.
현악이 어울어지면서 만들어내는 다채롭고 풍부한 소리가 마음을 파고든다.
이렇게 듣고 있으면 참 배우고 싶어지는 악기이다. 바이올린을 배우면 한참은 깽깽이 소리를 견뎌야한다고 하지만 바이올린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음색이 참 좋다.
연주기법도 다양하고 음역대도 풍부하고 소리에 굉장한 깊이가 있다.
다른 악기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이올린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에서 중심을 잡고, 악장이 바이올린리스트인 이유를 알 것같다.
오케스트라는 그래서 현의 합주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악기들이 어울려 만드는 하모니가 있지만 바이올린이 빠진 오케스트라는 상상하기 힘들다.
어려운 악기이기도 하지만 그 자연물로 만든 악기가 가진 음색이 공기를 울린다. 만약 바이올린이 플라스틱이나 다른 소재로 되었다면 이런 음색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현과 말총이 비비면서 울리는 독특한 음색, 혹은 손으로 퉁기며 배경이 되어줄 때의 느낌 그런 바이올린이 가지는 독특한 이끌임이 있다.

빅밴드

오케스트라가 현악의 앙상블이면 빅밴드는 관악의 앙상블이다.
오케스트라에서는 보조했던 관악기, 브라스들이 빅밴드에서는 주 선율을 이룬다. 그리고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선율이 가지는 힘이 빅밴드에는 담겨있다.
힘차고, 때로는 신이 난다.

그리고 주고 받는다.
즉흥적으로 주고 받으며 교감한다.
또 각자가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선율을 이어간다.

한쪽은 좀더 조화로움 속의 아름다움을 찾아가고 한쪽은 좀더 긴장 속에서 그 모이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재즈가 가진 독특한 느낌인데, 그 긴장을 모아서 만든 음악의 매력이 있다.
특히 스윙 리듬은 클래식과는 다른 흥을 돋궈준다.

2비트의 강세, 당김음 속에 한을 음악으로 풀어내던 정서까지 스윙재즈안에 녹아있다.

클래식이 가만히 귀기울여 들으며 깊숙히 세포 하나하나를 울리는 음악이라면 빅밴드의 스윙재즈는 세포 하나하나를 춤추고 요동치게 만드는 음악이다.

빅밴드든 오케스트라든 공통점이 있다면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은 악기 연주라는 점이다. 이 두 앙상블은 성격의 차이는 있지만 현대의 많은 전자 악기들을 동반한 노래들과는 다른 울림을 준다. 진동시키는 공기와 결이 다르다. 비록 이 연주들조차 디지털 신호로 저장된 것을 복원해서 들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디지털이 잡아낸 그 보존 범위가 전자 악기와는 다르다.
아마 오래오래 질리지 않고 계속 들을 수 있는 것은 이런 연주들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마치 바람처럼, 햇살처럼, 새소리 처럼,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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