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T N1급 두번 만점자의 일본어 공부방법


두번의 만점

나는 JLPT N1급 만점을 두번 연속 받았다.
그리고 그게 내가 최후에 봤던 시험이기도 하다. 최근에야 점수 시효가 끝나서 갱신을 위해서 오랜만에 다시 시험을 봤는데 결과는 나와야 알겠지만 이번에는 만점은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저 두번도 만점을 노렸다기 보다는 그냥 시험을 보고 왔는데 운좋게 두번 다 만점이 나와서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JLPT 구1급과 N1급

나는 JLPT 구1급을 준비했다.
그래서 N1급에 맞춰서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N1급 시험은 따로 시험공부는 하지 않고 그야말로 이번처럼 시험 시효를 갱신하러 보러 갔었는데, 둘다 ‘시험공부’는 하지 않고 갔기 때문에 점수가 잘 나와서 적잖이 놀랐었다.
이 두번의 만점때 한번은 ‘명탐정 코난’애니를 500화 정도 몰아 봤던 때였고(다른 글에 코난이 일본어 어학 교재로 좋은 이유를 쓴 글이 있다), 다른 한번은 장장 37권 분량의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소설을 TTS로 들으며 읽던 때이긴 하다. 그래서 시험공부나 문제풀이는 아니지만 일본어 노출이 없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나는 그 두번의 만점을 저 두 매체 덕으로 돌리곤 했다. 저 두 매체가 점수를 보장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본어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상태라면 자신이 흥미있고 좋아하는 매체를 통해 일본어 노출을 늘리고 꾸준히 접하는 것도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N1급 만의 시험공부는 한번도 따로 하지는 않은 셈인데, 그래서 지금은 교재가 없겠지만 본인이 가진 구1급 교재가 있다면 그걸로 공부를 해도 N1급 시험대비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구1급 공부 방법

나는 1년 반 정도 일본어를 정말 진지하게 공부했었다. 그래서 반년만에 구 2급을 따고 1년 반만에 구1급을 따고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그래서 이 공부방법은 내 개인적인 공부 방법이라기 보다는 전수받으며 함께 한 공부에 가까운데, 그래도 엄청나게 도움이 된 부분이 있으니 조금은 공유하고자 한다.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일본어 자체에 익숙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본어 실력이 없어도 일본어가 가진 인토네이션이나 발음법 느낌에 익숙했다는 것인데 그것이 빠른 일본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언어는 글보다는 귀로 먼저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애니를 좋아해서 원작 애니를 일본어로 많이 듣고 애니 노래를 많이 찾아 들었는데 노래방에 일본어 곡이 들어오던 때이기도 해서 일본어도 모르면서 한국 독음을 보거나 독음을 외워서 일본어 노래를 굉장히 많이 불렀었다. 이 오히려 뜻을 모르고 그대로 따라하는 억양이 발음에 도움이 된 면이 있다. 지금 이 당시 부르던 노래를 들으면 어색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당시에는 몰랐던 뜻이 새삼스럽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에의 노출, 특히 초급때의 읽기나 글이 아닌 듣기의 노출의 중요성을 꼭 강조하고 싶다. 이 듣기는 어색한 녹음 테입 듣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살아있는 일본어 듣기이고, 요즘은 이런 일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예전보다 훨씬 늘었다.(나는 애니 DVD를 사모으곤 했다.)
물론 나는 엄청 진지하게 일본어 기초 공부를 다시 하고 그 이후에 시험에 맞춰서 시험 공부도 또 했는데 문제는 내가 공부했던 교재가 대부분 구판이고 혹은 구1급 용이라 아마 절판되었을 거라는 것인데, 그래도 다른 교재로도 비슷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재

말했듯이 내가 공부한 책은 대부분 절판되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조금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하자면 다락원 책이 많았다. 다락원이 긴 노하우로 좋은 교재가 당시에 많았다. 요즘은 좀 시장이 달라져서 좋은 교재들이 많을 수도 있으니 직접 서점에 가서 접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기본 일본어

내가 공부했던 교재가 현재는 절판되어서 추천은 못하겠지만 핵심은 대화문의 통암기였다. 즉 대화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 다음에는 외워서 말로 할 수 있게 훈련했다. 이 상황이나 감정상태에 맞는 문장 단위의 표현이 늘면 자기 안에 하나 둘 차곡 차곡 쌓인다. 나는 일본어 자체가 익숙해서 일본어를 보면 좀더 자연스러운 인토네이션이 머릿속에 떠오르거나 내 발음이 어색하면 내가 스스로 그것을 교정하기도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살아있는 일본어를 많이 듣는 환경”이 필요하다.

단어

2급 때는 기본 일본어 공부 외에 특히 주제별로 기본단어집을 외웠는데 한글 예문 문장을 보면 일본어로 말할 수 있게 훈련했다. 단어만 아로 암기 한 것이 아니라 문장을 통채로 학습한 것이 포인트이고 특히 말과 소리로 연습을 한 부분이 중요하다.
1급 때는 추가로 좀더 고급 책에서 단어들을 순서대로 암기했는데 이것은 특히 한자 읽기에 도움을 많이 줬던 것 같다. 한자어가 많았는데 한글을 보고 일본어 발음을 읽을 수 있어야 했다. 혹은 한자를 보고 그걸 한글로 읽고 일본어 발음으로 말을 하거나, 즉 이것도 쓰기가 아니라 말하기 훈련이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한자어를 공유해서 어느정도 고급 과정으로 가면 어휘가 폭발적으로 늘어서 일본어가 크게 발전하는데, 일본어에서 한국어와 다르게 한자가 어떻게 읽히는지를 감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나중에는 어느정도 단어를 때려맞추거나 비슷하게 말해서 일본인 친구에게 정확한 단어를 듣고 교정받을 수 있기도 하다.

문법

내가 구1급을 공부할 때는 각 주요 문법 표현들이 급수별로 정리된 기출문제를 정리한 교재가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비슷한 교재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공부방법은 하루에 한문장씩 기출문제를 한글을 들으면 일어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 문장 전체를 통으로 말하고 암기하는 것이다. なければならない라던가 べからず등의 기출 표현들이 그냥 표현 자체로가 아니라 그 표현이 쓰이는 맥락까지 같이 공부가 되어서 표현을 제대로 익힐 수 있다.
이러한 것이 쌓이면 점점 감각적으로 잘 쓰인 곳과 어색하게 쓰인 곳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듣기

나는 오직 구2, 1급만 공부했지만 준비할 당시에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출문제를 각각 5개정도 풀었고 문제를 푼 다음에는 하나하나 짚어가며 공부를 했는데 특히 듣기는 지문 전체를 다 말할 수 있게 훈련했다. 이렇게 기출 듣기를 공부하면 단어, 읽기까지 도움이 된다.

독해

독해도 기본적으로는 기출 문제를 같이 풀었다. 일단 시험 유형을 알면 실전에서 덜 당황한다. 내가 시험을 볼 때는 JLPT가 일년에 1번씩 밖에 없던 때여서 더 대비가 필요했다. 지금도 1년에 2번뿐이니 그때 처음 가서 당황하지 말고 문제의 분위기나 유형 등을 접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N1급 기출은 한번도 풀어보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JLPT가 가진 느낌은 그대로 유지되어서 일부 문제 유형이 조금 바뀐 듯 했지만 큰 위화감이 없이 봤던 것 같다.
시간을 맞춰 풀어보는 훈련이나 듣기때 메모를 하거나 푸는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내 전략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글로 쓰고자 한다.
기출 문제를 풀고서는 역시 지문 하나 하나를 꼼꼼히 체크하고 모르는 단어들을 따로 학습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독해 지문을 한문장씩 소리내어 읽어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따로 한 독해 공부

다른 교재로 초중급 독해 공부를 했었는데, 이때의 교재는 꽤 긴 본문 글줄이 있는 교재였다.(아마 지금은 절판되었을 것 같다. 비슷한 책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한글 해석이 같이 실려 있었는데 이때 한 공부는 한글 해석을 보면서 그것을 일본어로 말할 수 있는 훈련, 즉 본문 일본어를 그대로 외워서 말할 수 있는 훈련을 했다.

쓰기는?

지금까지 적은 내용에 놀랍게도 쓰기가 많이 강조가 안되어 있는 듯 한데, 그만큼 언어 초창기에 듣기와 말하기의 중요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쓰기를 안한 것은 절대 아니고 기본 교재 등의 대화문 등은 말해서 외우는 과정 등이 끝나면 반드시 따로 노트에 복습 차원으로 전체를 적었다. 한자쓰기와 히라가나쓰기도 훈련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모르는 단어는 한자읽기 요미가나를 반드시 찾아서 익혀야한다. 절대 읽기와 쓰기가 선행된 것이 아니라 듣기와 말하기가 선행된 학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순서는 꽤 중요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도 시험 자체에서 고득점을 맞기는 쉬울 수 있어도 실제 대화나 활용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언어능력과 독해

JLPT 독해는 사실 국어 실력도 크게 좌우한다. 수능의 언어영역의 지문을 읽는 느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단순히 일본어 실력으로 판가름이 안나는 경우도 있는데 지문을 다 읽고 이해했어도 문제의 요지가 파악이 안될 경우에 답안을 보고 아리까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더 정답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을 찍게 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운도 좀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를 정확히 읽고 지문 전체의 어조나 말하고자 하는 주제,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JLPT 문제들은 대부분 그런 지문 전체적인 주제나 필자가 하고자하는 말과 큰 그림으로 연결된 문항이 많다. 지문 자체는 분야도 꽤 다양하고 재미있고 한번쯤 돌아보거나 생각해볼만한 지문들도 있어서 문제 자체를 꽤 재미있게 풀 수 있다. 자조적인 에세이를 몇편 연속으로 읽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좀더 회사 업무 위주의 딱딱한 내용의 JPT보다 훨씬 문학적이고 재미있다. 그래서 JLPT시험을 보러 가는 날이면 시험이었지만 꽤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느낌을 함께 가질 때가 많다. 그만큼 폭넓은 독서량이나 이런저런 관심들이 JLPT 독해 시험에 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전혀 모르는 주제 보다는 친숙한 주제에 관한 글이 나온다면 좀더 쉽게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문항은 반드시 세로쓰기로 출제되는데 평소 세로읽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좀 당황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어려운 부분은 아니니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세로쓰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며 읽는다.

좋은 선생님 찾기

나는 사실 매우 좋은 일본어 선생님을 만나서 공부를 했었는데, 정말 좋은 선생님은 찾기 힘들거나 드물 수도 있지만 초급, 중급 때는 도움을 받는 것도 권하고 싶다. 특히 같이 공부하고 성장하는 동료들이 같이 있으면 서로 교류도 하고 시너지가 날 수도 있다. 선생님의 가르치는 방식도, 스타일도 정말로 천차만별이니 그저 자신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가르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쉬고 있다. 혹 다시 가르치게 된다면 여기에 공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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