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능력시험 JLPT N1급 세번 연속 만점자의 시험 당일 문제 풀이 전략

 


오늘은 JLPT N1급 시험 성적 발표 날이었다.
아침에 성적 공지로 홈페이지가 접속 불량이 되었다는 공지를 보고서야 오늘이 발표 날인 것을 알았는데, 오전에 발표되었지만 접속 불량이라니까 나중에 한가할때 확인하려고 3시 넘어서 느즈막히 들어가보았다.

나는 이전에 JLPT N1급 2번 연속 만점을 받았었는데, 만점을 받으려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받은건 아니고 당시 그냥 점수를 갱신하러 갔다가 그렇게 나와서 기뻐했었다. (더 이상 기출문제 풀이 같은 ‘시험 공부’는 하지 않지만 한번은 명탐정 코난을 500화 정도 일어로 볼 때였고 또 한번은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37권을 일어로 읽던 때여서 코난과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덕분이라고 하곤 했다)

그러나 점수도 예전 점수가 되었고 이번에 점수가 필요할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다시 갱신을 하러 갔는데, 원래는 작년에 볼 계획이었지만 코로나로 신청해둔 시험이 취소되어 환불을 받고 그 사이에는 JPT를 한번 보고, 다시 올해 시험을 보러 갔다. 진짜 오랜만에 보는 JLPT N1급이였다.
역시 별다른 공부는 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시험 당일에 오랜만에 일어 감각을 살리기 위해 책벌레의 하극상 소설을 좀 읽고 보는 정도였다. 그 사이 일본 애니는 간간히 더 몇 작품을 더 봤다(왓챠, 넷플릭스의 한글자막과 함께본다)

이날 오랜만에 JLPT N1급을 다시 본 소감은 작년에 본 JPT와 비교해서 문제가 좀더 생각을 요하는 느낌이었다는 것이었다. 독해는 좀더 언어영역을 푸는 느낌에 가깝게 지문 전체를 이해해야 했다. 오랜만에 듣는 JLPT식 듣기 성우 목소리는 거의 그대로였다.
사실 부문 별로 생각보다 문제가 아리까리한게 많아서 아리까리한 문제를 전부 다 틀린다면 설마 1급을 떨어지지는 않더라도(커트라인 선은 아주 높지는 않다) 점수는 꽤 낮아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사실 이날 내가 봤던 언어 시험 최초로 듣기 사고가 났다. 씨디가 튀었는지 한번 오류가 났는지 사고가 났는데 그래서 당황해서 문제를 놓쳤다. 대충 추측해서 풀기는 했지만 많이 당황스러워서 나중에 다시 들려주거나 언급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다. 시험이 끝난 후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더 기다렸던 것 같다.

사실 그래서 이번엔 당연히 점수가 떨어지려니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더 올라갈 곳은 없으니) 성적 발표도 그냥 느즈막히 본 것인데, 로그인하면서도 마음속으로 ‘한 20점 떨어졌어도 너무 충격받지 말자’하면서 로그인 버튼을 누르고 성적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외침 외마디는 오마이갓.
다시 한번 만점이었다.
이번에는 시험 보고 나서 당일날 별로 자신이 없던 것도 있어서 더 당황스러웠다.
세번 연속 만점이라니...
지금도 신기하다.
(아직 전산 성적만 발표되어 캡쳐화면이다. 시험 후 한달 후에나 종이 성적표를 준다...)

첫 만점이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을 500화쯤 볼 때였고 두번째 만점이 마리아님을 보고 계셔를 37권정도 읽을 때였으면 이번에는 일어랑 꽤 멀어져 지내다가, 1월에 ‘책벌레의 하극상’을 만나며 오랜만에 다시 일어와 묻혀 지냈다. 역시 아마 35권 이상 분량일 것 같은데(단행본은 아직 나오는 중이고 나머지 분량은 웹소설로 읽어서 정확한 분량 가늠이 안된다. 더 될수도 있다.) 이걸 하루 이틀에 한권씩 단행본을 다 읽고 웹소설을 다 읽고 하며 거의 한두달 내내 마인과 함께 살았다. 시험을 본 것은 7월이고 책벌레의 하극상을 본 것은 1월로 그 사이에는 일어를 엄청나게 접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일어에 푹 빠져 지냈던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으니, 처음 만점은 명탐정 코난 덕, 두번째 만점은 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덕, 이번 만점은 책벌레의 하극상 덕으로 돌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혹시 일어가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고 단지 시험 점수 갱신이 필요하다면 이렇게 시험 공부말고 그냥 좋아하는 일본어 매체를 접하는 것이 굳이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JLPT 시험 당일 문제 풀이 전략

3번 연속 만점 기념(?)으로 별 것없는 나만의 JLPT 문제 풀이 전략에 대해 공유한다. 이전에 적은 JPT문제 풀이 전략과 유사한데, 원래 JLPT를 이 방식으로 오랫동안 풀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제풀이는 일본어 실력 자체가 좌우하기 때문에 전략 자체가 점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시험문제를 어떻게 푸는가가 좀더 편하게 문제를 풀 수 있게 도와는 주는 것 같다.


시험준비물

시험 준비물은 신분증과 수험표, 연필과 지우개이다.
나는 보통 B 샤프를 가져가고 여벌의 샤프와 샤프심을 챙겨간다.


시험 시간

예전에는 중간에 도시락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너무 옛날 기억이라 정확하지는 않다.) 이제는 코로나 때문인지 그냥 바뀌었는지 시험 시간은 1시 반 부터이다.
아침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나는 꽤 좋은 시간이다.

입실은 1시 10분 까지이고 시험 시작은 1시 반 부터 3시 20분까지 독해를 먼저 보고 쉬는 시간 후 3시 40분부터 4시 45분까지 청해를 본다.
청해는 바로바로 마킹해야 하고 마킹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답안지는 미리 다 나누어 주어서 다음 시간 답안지를 서랍에 보관해야 한다.


나는 조금 느즈막히 입실을 해서 자리만 확인하고 보통은 복도를 걷거나 복도에 서서 몸을 푸는 편이다. 책벌레의 하극상 등의 책을 듣기도 한다. 예전에는 만화책을 가져가서 읽거나 한 적도 있는 것 같다.
즉 시험공부용 뭐를 가져가기 보다는 그냥 시험 전까지 최대한 편하게 몸을 유지하는 편이다. (나도 첫 시험때는 공부하던 수험서를 가져가서 봤던 것 같다.)


듣기

내가 듣기를 어떻게 푸는 가는
“문제와 문항이 없는 문제는 시험지에 문제 번호와 보기를 적어놓기”로 요약된다.
JLPT는 몇몇 문제 유형이 문제지 백지로 문제와 답안을 다 부르는데 나는 그 빈 여백에 12345678순서대로 문항 수만큼 문제를 다 써놓는다. 그리고 각 문제 옆에는 1 2 3 4 식으로 원안의 숫자로 보기 문항 수도 다 그려놓는다.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일 수도 있는데, 듣기 문제는 연습문항을 읽어주는 시간이 워낙 길어서 여유있게 다 적어 놓을 수 있다. (나는 연습문제를 듣거나 풀지 않는다.)
그리고 각 문제를 들으며 문제 내용과 보기를 메모해놓으면서 각 보기에 XO를 치며 문제를 푼다. 중간에 정답이 나와도 보기를 끝까지 다 나온 후 O인 보기를 마킹한다.
이 리듬이 나에게는 꽤 잘 맞아서 오랫동안 활용해온 방법이다.

듣기는 누가와 무엇에 대한 질문인지는 반드시 메모해놓는다. 다른 경우도 있지만 보통 지문은 남자 여자의 대화이고 남자는 혹은 여자는으로 문제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항상 하는 것은 아니고 이번에 한 방법인데, 길고 긴 연습문항을 읽어줄 때 듣기 문제중 보기가 써 있는 문항은 각 문항을 다 먼저 읽어보고 특징적인 단어들에 표시를 해놓는다. 그러면 들을 때 좀더 주의해서 들을 수 있다.


독해

내가 독해를 푸는 방법은 “뒤에서 부터 푼다”이다. 문제 유형상 뒷부분으로 갈수록 지문이 길어지는데 집중도는 떨어지기 때문에 이렇게 푼다. 독해 앞부분 문제는(언어 지식 부분) 즉각적으로 보고 1,2초만에 풀 수 있는 문제도 많아서 나중에 시간이 촉박하게 남아도 좀 더 여유가 있다.
문제를 다 풀고 마킹을 하거나 시간 배분에 따라서 중간에 마킹을 좀 하거나 한다.

마지막에 몰아서 푸는 (독해 첫부분에 있는) 언어지식부분은 1,2초만에 푸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고 대충 읽는 것은 아니고 문제 전체를 읽고 보기도 다 읽고 푼다. 그냥 문제가 1문장 정도로 짧아서 시간이 거의 안걸리는 것이다.

나는 JLPT지문을 좋아하는 편인데, 지문들 자체가 시사적이거나 에세이나 교훈적이거나 단상 같은게 많아서 꽤 재미있다. 그래서 지문은 그냥 책이나 글을 읽는 느낌으로 문제도 읽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다 읽는 편이다.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문제를 감상(?)하면 글 자체에 좀 빠져들어서 글 내용이 좀더 잘 들어와서 문제를 풀 때도 더 익숙하게 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학원가에서 독해 지문으로 가르칠 수도 있는 이런식으로 읽거나 전력적으로 구조화해서 빠르게 읽거나 주요 단어를 읽거나 그런거 없다. 그냥 진짜 독서하듯이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다. 그래서 풀이 시간이 아주 빠르다고 할 수는 없는데 이번에 시험을 봤을 때는 마킹 끝나고 10분 정도 남았다.
어떤 지문은 잘 안읽히면 두번 세번도 읽는다. 그래서 가끔 시험이 끝나도 기억에 남는 지문도 있다.
어쩌면 문제풀이식 언어 공부가 아니라 진짜 그냥 언어를 읽는 정공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읽으면서 머릿 속에 글쓴이의 말투 같은게 지나갈 때가 많아서 거의 음독에 가까운 속도일수도 있다.(그보다는 빠를 수도 있지만) 그러니까 어쩌면 특별한 방법이랄것도 없이 지문을 재밌게 읽고 문제를 푼다. JLPT는 양질의 지문이 많은 느낌이어서 재미있는 글을 많이 읽는 날이라는 느낌으로 본다.
위에도 적었지만 JLPT 독해 영역의 인상은 좀더 수능 언어영역과 유사하다. 그러니까 뭐랄까, 국어 실력도 중요하다. 글쓴이가 어떤 의도로 왜 이 글을 썼는지 그 글의 주제나 요즘을 글을 읽으며 파악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 많은 독서를 하거나 하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나는 헷갈리는 문항은 표시를 해 놓고 다시 시간이 남으면 돌아가서 보기도 하는데 막상 돌아가서 다시 보고 정답을 바꾸는 일은 드물다.
이번에는 표시한 문항이 한 10개는 되었던 것 같은데 만점이 나온게 신기하다. (보통 두개 정도가 후보로 남고 그중에 더 정답에 가깝기 느껴지는 것을 고르긴 하지만)
헷깔리는 문제가 많아서 JLPT가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만큼 그냥 지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지문 전체가 함축적으로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좀더 명확히 파악해야하는 문제가 많이 출시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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