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애니&만화 추천/ 작은 숙녀 링, 들장미 소녀 린(SBS1997)

내가 굉장히 어린시절에 작은 숙녀 링으로 방영했었고, 나중에 들장미 소녀 린으로 재방영했다.
신기하게 어릴적이었지만 이 애니가 기억에 남았는데 등장인물들의 따뜻함이나 갈등이 잘 부각된 애니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인물관계와 갈등들

이 애니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주인공 린의 어린시절 마블관에서의 생활,린의 고모할머니와의 생활과 소피와의 갈등, 린의 승마와 라이벌 캐시와의 승부와 레이디 크러스트를 위한 여정이 그것이다.

그 외에 다른 등장인물들이 많고 인물관계가 얽히고 섥히기도 하며 그것이 로맨틱한 애정관계나 상속관계 애정관계들이 얽혀서 다양한 갈등을 빚어낸다. 한마디로 린의 성장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다.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린이 가장 먼저 겪는 갈등은 이복 친언니 세라에게 인정받기 위한 과정이고, 세라가 갑자기 나타난 이복여동생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복잡한 심경과 그로 인한 두 사람 모두의 상처가 꽤 진지하게 그려진다. 그저 주인공이라고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미묘한 갈등들을 하나씩 담아낸 것이 이 작품이 가지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심리의 묘사나 독백이 많다.

그리고 그 후로 이어지는 갈등은 새엄마인 모드린과 자녀 그리고 린자매의 갈등이다. 그리고 린 자매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왕자격인 브라이튼 가의 아서와 에드워드 그리고 이 자매와 이 형제를 둘러싼 애정의 복잡한 방향성도 이 작품의 깊이를 더하는 부분이다.
또한 린이 어릴때부터 소통한 백마인 알렉산드라와 나중에 얻게 된 말과 천천히 교감을 하면서 알아가고 마음을 열어가는 것도 이야기의 큰 축이다. 그렇게 말도 굉장히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린은 그렇게 처음부터 사랑받거나 환영받는 주인공이 아니라 많은 관계성과 등장인물 개개인의 성격, 놓인 상황에 따라서 여러 관계를 형성해가고 또 그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린의 노력 자체가 이 작품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완고한 고모할머니와 사는 린이나, 그곳에서의 고모할머니 조카인 소피와의 갈등 또한 이야기의 큰 축이고, 승마부 부장과의 관계나 새엄마의 딸인 메어리와의 미묘한 적대 관계도 그렇다. 좀더 기분 좋은,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돕는 라이벌 관계로는 승마부의 라이벌 캐시도 있다.
혼혈인 린을 인정하지 않는 린의 할아버지와의 관계도 작품 내내 큰 갈등의 축이다.

그 안에서 린은 역시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나 인연들도 만나가며 관계를 개선하기도 하고 발전시키기도 하면서 성장해간다.

엄마의 비밀열쇠

나는 작은 숙녀 링의 주제가를 더 좋아했는데 “파아란 하늘에 엄마얼굴 그리며, 바람따라 달리면 뭉게구름 찾아와요. 행복을 빌어주는 엄마의 비밀열쇠, 언제나 반겨주는 작은 토끼 인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후렴은 “링 링 링은 귀여운 작은숙녀 링 링 링은 멋쟁이 작은숙녀")
린은 엄마의 유품인 열쇠와 나중에 열어보라는 보석함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 열쇠가 애니에서는 마치 신비한 힘을 가져서 눈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신비한 존재가 빼앗아가려 했을 정도로 묘사된다. 린 작품속에서는 꽤 판타지적이고 동화적으로 묘사된 그 눈의 여왕 편을 꽤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만큼 그 비밀열쇠도 많이 좋아해서 어릴때 괜히 장난감 열쇠가 소중하고 예쁜 보물이나 장식품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기도 했다.

만화책

이 작품은 만화책으로도 있는데, 만화책은 전개가 많이 다르다. 애니는 아빠의 재혼을 막는 형태로 전개되지만 만화책은 아빠가 결국 재혼하고 린과 세라는 또 다른 이복 남동생까지 가지게 된다.
애니가 린의 성장 드라마였다면 만화책은 가족의 갈등과 그 화해를 그린 가족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1부만 원서를 구해서 읽어보았고 2008년부터 연재된 속편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속편은 17세가 된 린의 이야기라고 한다. 언젠가는 읽어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