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애니 추천 / 파이팅 대운동회

 

 


인연

이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작품은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이 대운동회 홈페이지가 이안디의 전신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처음 홈페이지를 만든 것이 대운동회 팬페이지였다. 당시 대운동회는 방영중이었거나 방영을 막 마친 상태였고 이 작품을 꽤 재밌게 봤던 나는 어떤 분의 팬페이지에 영향을 받아서 비슷하게 페이지를 만들었었다. 그분과는 메일로 직접 연락하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비슷하게 만들기 시작해서 죄송하기도 하다. 나중에는 점점 이런저런 디자인 감각이 쌓이면서 좀더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페이지를 꾸려갔고 개인페이지를 열거나 학급홈페이지를 만들거나 하기도 했었다.

소심한 주인공

어떤 작품을 재미있게 본다는 것은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서 사실 내가 이 작품을 빠져서 재밌게 봤던 이유를 논리적으로 파악해서 알기는 힘들지만, 이 작품이 매력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협력과 갈등 구조와 그 안에 흐르는 정서적인 묘사와 연출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주인공은 상자에 들어갈 정도로 개성적인데, 그 주인공과 주변인들이 만들어가는 관계가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여성들의 우정 이야기

사실 이 작품에 남성 캐릭터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자주 나오는 남성 조연 캐릭터도 조력자인 코치나 교장선생님, 그 주치의 정도이고 주인공 또래의 남성캐릭터나 로맨스조차 나오지 않는다. (대신 여성간 로맨스는 존재하지만 좀더 우정의 형태에 가깝다. 적어도 로맨스 자체가 중심 줄거리는 아니다.)
이 작품의 철저하게 여성들의 심리와 관계 중심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흔한 마법소녀물이나 세일러문 같은 미소녀전사물조차 주인공과 사랑을 나누는 메인 남자 주역이 있는데 이 작품에는 부재하고 그 위치를 여성 라이벌이자 동료인 캐릭터들이 가져가고 있다.

남성향? 여성향?

이 작품을 그렇다고 여성들의 이야기 서사를 남아낸 작품인가를 따진다면 미묘한데, 만화책 코믹스나 OVA는 남성향 색체가 짙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TV판 애니에 와서 강조되는 것은 그런 색체가 아니라 여자 아이들의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 드라마는 사실은 성별 여부를 떠난 인간관계의 갈등이나 자아실현의 고민, 자신이 있을 곳 찾기, 자신의 가치 찾기 등이다. 그래서 TV판이 좀더 폭넓은 층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개성적인 캐릭터들

주인공 외에도 이 작품은 주인공 주변의 많은 캐릭터들이 있고 각 캐릭터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달리는(스포츠를 하는) 이유, 바람, 꿈 등이 각기 다르며 각각의 마음이 얽혀서 한곳에 모인다.

작품 자체가 가지는 코믹성

이 작품은 제목이 "대운동회"이다.
이 애니는 스포츠 애니메이션으로 일견 육상이나 수영 같은 진지한 올림픽 스포츠를 하는가 싶기도 하고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자전거-수영-달리기로 이어지는 유명한 트라이애슬롯도 이 작품에 나온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작품 제목이 "대운동회"라는 것이다. "체육대회"도 아니고 "대운동회"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독특한 문화일 수도 있는 이 운동회자체가 작품 속 이들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전스포츠종목인것이다.
그래서 이들 중에는 올림픽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밀가루 사탕 먹기, 가위바위보로 때리기/방어하기, 바구니에 공 넣기 등 전형적인 운동회의 종목들이 있고 그것들 역시 진지하게 다룬다. 오락실의 게임 중하나인 에어하키도 중요한 종목으로 이 작품에 나온다.
이 농도 차이가 작품이 가지는 가벼운 터치와 코믹성을 강조한다.
종국에는 작품의 배경을 남극에서 위성 그리고 우주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묘사의 전반에는 코믹성역시 짙게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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