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미래

인공지능 미래, 시리가 아스라다가 될 수 있을까?

문득 예전에 Siri가 발표되던 날, 라이브 방송을 보며 아스라다를 떠올렸던 생각이 났다.
잡스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었던 것도 같다. 번역도 잘 안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들으며 거의 이렇다할 기능이 추가 되지 않은 듯한 iOS에 Siri를 소개할때 아스라다를 떠올렸다.
획기적인 한 축이었다.

Siri가 한국어를 익히기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전에 영어로, 일본어로, Siri와 대화해보기도 했다.
프로그래밍된 이야기들을 돌려주는 것 뿐이지만 음성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이름이 붙은 기기가 꽤 흥미로웠다.

그 이후로도 세월이 지나서 그때보다 Siri가 많이 발전했고 아마존 알렉사 등 다른 친구들도 등장했다.
그리고 나는 잘 이용하지는 않지만 초창기에 비하면 크게 진화했다.
TTS영역도 마찬가지여서 매우 자연스러운 발음을 하는 TTS가 꽤 있다. 초반의 기계식 발음에 비하면 큰 발전이다.

그러나 문득 Siri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스라다를 떠올렸던 때로 돌아가면, Siri가 아스라다에 근접했을까, 하면 대답은 아니다, 이다.
그때 아스라다를 떠올린 것은 아스라다가 내 안의 첫 AI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스라다를 꽤 좋아했다.
인간과 함께하는 그 AI를 좋아했던 것 같다. 마음을 담아 노래까지 불러주고 사람과 함께 성장하는 아스라다는 친구나 가족같은 특별한 AI였다.
AI인 아스라다에서 느낀 것은 그런 교류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토라지기까지 한다.
물론 아스라다는 애니에 나온 캐릭터이지만 내 안에서 AI가 갖췄으면 하는 이상의 형태였는지도 모르겠다.

Siri는 마음이 없다.
감정적인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응을 흉내낼 수 있을 지언정 그것이 감정을 반증하지는 못한다.
오가닉하게 살아있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물체인 인간이나 다른 생체들과 인간이 만들어낸 사물이 가진 한계일까?

그러나 사물과 유기체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도 어떤 관점에서는 애매한데, 마음을 쏟으면 거기에 영혼은 실릴 수도 있다. 그 마음의 에너지가 사물에도 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iri에게 감정을, 느낌을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감정이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지식들을 흡수하고 학습해서 많은 정보에 통달하게 될 수 있을 AI의 한계이다.
AI는 숨을 쉴 수 있는가? 명상은 할 수 있는가? 물론 가이드 명상 자체를 AI가 배워서 유도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AI자신이 숨을 쉬면서 나오는 알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나?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느끼고 표현할 수 있나?
그런 것들은 프로그래밍으로 짜 넣을 수 있는 것도, 학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대한 그럴싸한 흉내까지는 내겠지만, 마음은 그것과는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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