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쓰기의 생산성에 대해서

이 블로그는 수익성 블로그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읽고 싶을”글 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글을 쓰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발행하는 글이라서 어느정도 글 내용이 읽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염두를 안하는 것은 아니라서 방문자를 아예 고려하지 않은 페이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블로그가 수익성 블로그가 아닌 이유는, 글감 선택이 전적으로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것이 ‘수익을 위해 트래픽이 많은 정보성 글을 써야지.’는 잘 되지 않는다. 글쓰기 주제가 온전히 내 안에 있는 글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잡블로그

이 블로그는 그야말로 잡블로그인데, 그것도 그때 그때 그냥 쓰고싶은 것을 쓰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나라는 사람의 정리가 안된 모습이 그냥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또 다르게 보면 나의 다양한 일면이나 취미나 관심이 그때 그때 어디에 치우치느냐에 따라서 블로그에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이 블로그는 그렇게 가장 유기적인 형태로 내버려두고 싶었다.
그리고 그 유기적인 형태가 그대로 블로그의 성격으로 남은 것 같다.
그래서 블로그 설명이 단상들이다. 그야말로 스쳐지나가듯이 그때 그때 드는 짧은 생각이나 그때 나와 연관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마디 문장이 아니라 좀 더 글의 형태로 좀더 늘여서 붙잡아 놓은 곳이 이곳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카데고리도 나누지 않았고 모든 글이 단상들 카데고리 안에 섞어짬뽕이 되어있었다.
어느 비슷한 분야의 글들이 조금 모이면 그 분야를 따로 카데로리를 나눠서 분류한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런, 이런, 이런, 이런 주제로 글을 써야지 하고 카데고리를 분류해서 계획적으로 글을 쓰는 블로그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어떤 카데고리가 생길지는 나도 모르고, 어떤 카데고리는 조금 중첩된 소재가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물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그 물건은 ‘기기’가 될 수도 있어서 ‘기기 활용’카데고리에 묶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생기는 것도 그다지 계획에 없이 글이 나아가는 대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생각의 확장형, 의식의 흐름 방식의 글쓰기를 꽤 좋아하는데, 그것은 한두마디의 단상이나 문장이 내 안에서 어떻게 저 펼쳐지는 지를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는 블로그의 주제가 어디로 튈지 나 자신도 모른다는 부분도 있다.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와 관련된 글쓰기를 쭉 이어가려나 했는데, 막상 블로그를 시작하고 보니 그냥 훨씬 자유롭게 이얘기 저얘기 쓰고 싶은 이야기들을 그때 그때 쓰고 있다. 그것은 그렇게 표현하고 글로 정형화함으로서 어떤 해소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애니 글들은 현실과 닿아있다기 보다 과거의 추억을 박제하는 느낌이 더 강한데 그것은 내가 적는 애니들이 엄청나게 마이너한 작품들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 자체를 조금이라도 풀어 놓는 것이 나에게는 작은 해소가 되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면 잘은 기쁨이 된다. 그래서 메이저한 애니들 얘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음에도 이 페이지에서는 하기가 꺼려진다. 그냥 재밌게 본 애니와 마음을 좀더 담았던 작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점점 하다보면 메이저한 애니 얘기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
핸드폰을 처음 사서 설정할 때는 핸드폰 관련 글이 이어지다가 악기 연주를 할때는 악기 글을 쓰고 그러다가 티스토리 설정을 만지게 되면 블로그 얘기를 쓰고 그런 식이다 뭔가를 겪으면서 그때 그때 떠오른 일들이나 생긴 일들에 대해 글을 적는 것이다. 혹은 오랜만에 아이폰 배터리를 바꾸면 아이폰 글을 쓰고 오랜만에 전자책으로 다시 책을 읽으면 전자책 얘기를 쓴다. 심지어 기기에 관한 글들도 그렇게 쓰여졌다. 철저하게 내가 어떤 글이 그날 쓰여지는지에 따라 글감이 이리 저리 튀어다닌다.
아마 그래서 이 블로그의 글들은 가끔은 내가 다시 봐도 재미있게 읽는 것 같다. 당시의 내 사고나 생각이 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 글쓰기는 생산적인가?

이 질문이 떠올라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앞서서 생산적인것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생산적이라는 것의 의미가 창조활동의 하나를 뜻한다면 블로그 글쓰기는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다. 분명히 쓰여진 글로써 어느정도 창작의 측면이 있지만 그것이 예술성의 영역의 창작 활동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블로그를 하는 시간에 그 시간에 다른 더 예술성이 가미된 글쓰기나 다른 창조 활동을 하는 데 그 시간을 쓴다면 그 시간이 창조활동 면에서는 더욱 생산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블로그의 글에 대한 가치 평가와도 연결이 된다. 블로그 글이 자신에게 가지는 위치와 그것이 가져다 주는 것 말이다.
나는 현재로는 블로그는 어떤 마음대로 쓰고 싶을 때 글을 써보는 공간이다. 이 공간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느껴서 이 공간의 가치를 두는 편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블로그가 수익성 여부나 예술성이나 창조성 여부를 떠나서 나에게 가지는 가치가 있다. 글쓰기라는 하나의 행위를 통해서 삶을 좀더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인 것이다.
생산성이라는 것이 수익활동과 연결이 된다면 그것은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된다. 그러나 수익성 블로그가 가지게 될 어떤 특질이 창조성이나 예술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의미에서 생산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블로그가 일이 된다면 그것은 돈을 버는 의미의 생산성이지 휴식을 취하고 창조활동을 하는 생산성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후자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러한 유기적인 방식의 비수익성 블로그가 생산성이 높게 느껴진다.
이것은 들이는 시간 대비 돌아오는 화폐 단위로서의 가치 평가가 아니라 들이는 시간에 내가 얻는 즐거움, 내가 느끼고 고찰하는 것들, 생각의 확장, 글쓰기의 오롯한 즐거움 그런 것들을 온전히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런 것을 돈과 맞바꾸고 싶지 않다.
사실 지금 이런 글도 검색 유입 등을 생각하면 가치가 없는 글이지만 나에게는 좀더 가치가 높은 글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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