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합격 전에도 글을 계속 써야하는가?


나는 3월에 티스토리를 다시 시작하고 애드센스를 등록해보려고 했다가 무한대기에 걸려서 포기했었다.
13일차에 참지 못하고 다른 계정으로 재등록을 했다가, 이중 등록이 걱정되어서 다시 새로 등록한 아이디를 지우고, 구글 아이디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2–3개월을 기다려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바빠지기도 해서 티스토리를 내버려두었다.
정말 신기한것은 4개월 동안 방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소소하게 10명 남짓정도의 검색 방문객이 꾸준히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꽤 마이너한 이야기들을 많이 쓴 편이라 이 적은 숫자에도 굉장히 놀랐다. 어떤 마이너한 소재를 검색해보는 마이너한 분들도 세상에는 계셨던 것이다.
많은 블로그들처럼 친절한 존댓말 설명체나 손님을 위한 글로 글을 끄고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건조하다고 할 수 있는 문체로 글을 쓰고 있기도 하지만. 그냥 어떤 경험담의 공유가 누군가에게는 적게나마 참고가 될 수 있었다면 기쁜일이다.

나는 4개월 후에야 다시 한번 애드센스를 연결해볼 마음을 먹고 재 신청을 해서 이번에는 하루만에 승인 결과를 받았다.
새로 글은 딱 하나 더 썼는데, 아직 그 글이 크롤링 되기 이전이거나 막 크롤링되었거나 했을 무렵일 것 같다.
그래서 이전의 글들로 승인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전에 정말로 무한 승인 대기에 걸렸던지 아니면 14일째였던 하루 더 후에 결과가 나오는데 내가 답답함을 못 이겼던 걸 수도 있다. 혹은 당시는 같은 글의 양이 있더라도 초반이라 지금보다도 트래픽이 덜 나오는 상태였는데 4개월간 아주 소소하지만 꾸준한 검색으로 유입이 있던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4개월동안 티스토리를 방치한 셈인데, 이렇게 무한대기에 걸리거나 애드센스를 다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을때 그럼에도 승인때까지 글을 써야할까?를 질문 받는다면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스 라고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단순히 글을 계속 쓰는게 애드센스 승인에 도움을 주기 때문은 아니다. 일례로 내가 이렇게 4개월동안 방치했어도 애드센스 승인에 무리가 없었다. 아마 이미 승인 기준에 이미 4개월 전에 적어도 글을 양이나 질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충족이 되었던 것이다.
내가 글을 계속 쓰는게 좋다고하는 이유는, 단발성 화제성 글이 아닌 경우에, 그 글이 웹에 올라가는 순간 생명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래된 글이던, 아닌 글이던 말이다. 그리고 그 글의 트래픽은 애드센스 연결 후에도 반영된다.
애드센스를 못달았다는 이유로 글쓰기를 멈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애드센스 이전이건 이후건 한번 쓴 글이 생명력을 가지게 되는건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떤 글은 발행후 조금 지나야 생명력이 생기기도 한다.
블로그에 글 자체가 쌓이는 일은 하루 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닌 것을 실감한다.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600여개의 글을 가졌던 거의 일기장이었던 블로그를 떠올려도, 그것이 정보성 글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무가치한 글들도 아니었다. 600개 남짓한 세월의 무게가 함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600개의 글은 하루 아침에 쓸 수도 없고 하루아침에 쓴다 한들 전혀 다른 글이 되어버린다. 당시의 상황, 사고 등을 어떤 형태로든 글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이 글들을 당시 동아리 첫 문집 글을 쓰는데 적잖이 활용했었다. 내 창작물의 2차 활용이 되었던 셈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이미 내 머릿속에 들어있고 알고 있는 정보들이나 생각들을 글로 옮겨 적어놓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막상 글을 쓰다보면 사고가 정리되거나 더 명확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리 머릿 속에 소재가 1000이 있다고 해도 하루에 글쓰기에 들일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그 1000을 하루에 다 쏟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꾸준한 글쓰기의 쌓임은 그냥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고작 한달 남짓 운영을 한 이곳도 쌓인 60개의 글을 하루만에 쓰라고 하면 쓰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글들은 그 글의 화폐적 환산 가치 이상의 가치가 있다.
글쓰기 자체가 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글도 분명 수익을 가져다 주는 글쓰기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떤 글을 쓰느냐에도 달렸지만 그럼에도 글은 생각을 전개하고 또 그걸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완전히 수익성, 정보성 글을 쓴다고 가정한다 할지라도 나도 검색해서 때때로 많은 도움을 받는 그런 글들은 하나하나의 캡쳐, 설명 등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가 있음을 느낄 때도 많다. 어떤 면에서 ‘글쓴이’자체는 가려져 보이는 정보성 글일 지라도 그 안에서 그 글쓴이의 노력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글도 분명 그래서 하루만에 몇천개의 양산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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